선인장에 관해서는 초보라서 선인장 사이트를 방문하더라도 평소에는 눈팅만 하고 나온다.
그런데 며칠 전 이곳 비단선인장에 들어오니 온실을 개방한다는 안내문 게시를 보게되었다.
그리고 그 장소가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지역(대전시 동구 옥계동)이었다-나는 대전시 동구 판암동에 사는데......
선인장 사이트만 둘러볼 줄 알았지...... 글쓰기나 직접 방문같은 것은 먼 동네 이야기로만 알다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선인장 온실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겼다.
마침 무주 덕유산을 산행하고 오는 길('09.4.18.토요일 늦은 오후/날씨는 무척 따가왔음)에 무작정 길안내문을 따라 찾아갔다.
생각보다는 쉽게 찾은 목적지, 주택가에 묻혀있는 일반 2층 양옥 그리고 그 옥상 위에 비닐하우스......
온실 개장이라 화려한 현수막에 주위에는 눈길을 끌만한 뭔가가 있을 줄 알았는데 ㅎ
옥상 위 온실에 올라가니 10여평의 비닐하우스에 자그마한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빽빽히 자리를 잡고 있다.
주인장 왈 다육식물이 너무 햇빛을 직접 다량으로 쬐면 탄다고 선반을 만들고 그 위에 다육식물을 옮기고 있는 중이었다.
주인장께서 온실를 구경시키며 설명을 하는데 솔직히 초보라서 잘 몰라서 초보다운 질문만 남발했다.
"아저씨! 어떤 게 희귀해요?" -차마 어떤 것이 비싸냐구 못하구ㅎ
아저씨가 자세히 설명하는데 비전문가의 귀에는 들리지 않구 단지 잘꾸민 온실로 만 보인다.
그래서 이 상품은 판매하는 것이냐구 물으니, 웃으면서 아주머니가 비단선인장 사이트를 운영/관리하구 있구~ 판매 선인장의 대부분은 유럽 여러나라에서 수입하거나 전국의 선인장 농장에서 가져오고 있다고 한다.
주인장이 차려주는 칡차와 참외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듯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해는 벌써 석양에 한 발을 걸쳤다.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며 아저씨에게 초보용 선인장 몇 개를 달라고 하였다.

온실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에 인심좋은 아저씨에게 한 박스 그득히 받은 선인장으로 마음이 마냥 푸짐하다.
집에 돌아오니 집사람 입이 딱 벌어지면서, 남편의 선물에 어린아이같이 마냥 좋아한다. 그리고는 거실 장식장 위에 줄줄이 올려놓는다. 아 받을 때는 몰랐는데, 세어보니 열다섯개의 화분.....왠지 고맙고, 미안하구, 하옇던 오늘 석양의 끝자락에서 마음이 훈훈해진다......선인장으로 아저씨 인심으로 그리고 사람살아가는 것들이......